2023년 새해 들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경제미디어인 블룸버그 통신에서 전하는 최근 소식과 한경 Business 에 실린 2023년 세계 경기전망 관련기사를 요약, 정리해 보았습니다.
<블룸버그의 최신기사>
❚ IMF의 경고
‘세계경제의 3분의 1이 불황에 빠진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세계 경제의 3분의 1이 불황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미국과 EU, 중국 등 3대 경제가 동시에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IMF는 이미 지난 10월 세계 경제의 3분의 1 이상이 위축되고, 2023년에 세계 GDP 성장률이 2%에 못 미치는 글로벌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25%라고 경고한 바 있는데, 게오르기에바는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를 피할 수도 있지만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타격이 워낙 커서 절반 가량이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Bloomburg.com)
❚ 미국 경제 골디락스
지난 달 미국의 고용이 시장 예상보다 견조한 증가를 기록하고 임금 상승률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당장 경기침체가 발생할 위험은 낮아진 동시에 연준의 긴축 압박을 덜어줄 전망이다.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2만 3000 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20만 3000 명을 뛰어넘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4.6%로 11월에 비해 모두 둔화됐다. 실업률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소폭 오르면서 3.5%로 다시 50년래 최저로 내려왔다.
한편 ISM 서비스 지수가 12월 49.6으로 예상치 55를 크게 하회하며 2020년 5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침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해 수요가 식으면서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고무적 신호를 제공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ECB 추가 조치
요아힘 나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막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끌어내리려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CB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총 250bp 올렸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도록 놔둘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나겔 열시 금리 인상이 경제 성장을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행동을 취하는데 너무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럴 경우 나중에 더 가파르게 정책을 긴축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져 경제에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이 심각한 경기 불황을 피하고 경미한 침체로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출처:Bloomburg.com)
<글로벌 미디어·연구기관의 2023 전망>
❚ 브루킹스 연구소
‘새해에도 인플레 전쟁은 계속되고 세계경제는 Fed에 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실업률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 붕괴여파에 주목한다며 Fed는 2023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 확실하고 그 폭에 따라 경기침체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즉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되겠지만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금리를 계속 올려 깊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뒷받침은 제롬 파월 미연준의장의 발언 내용에서 비롯되었는데, 파월의장은 “물가를 잡지 못하면 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금리인상의 또 하나의 함정으로 미국의 고용 상황이 너무 좋다는 점을 들었다. 2022년 11월 기준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률은 3.7%다. 그야말로 거의 완전고용 상태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이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완전고용이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임시직·투잡 등이 얽힌 불안한 상태라는 의미다. 결국 Fed가 계속 강력한 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걸면 노동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또 ‘암호화폐의 붕괴’에 주목하면서 2023년 암호화폐와 관련해 시장규제와 더불어 ‘Fed가 자체 디지털 통화(CBDC)를 발행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하며, 미국의 CBDC발행이 실제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이득이 될 것인지 잘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CBDC 발행을 고려 중인 중국의 향방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23년 글로벌 경제에 위기의 징후가 명확하다는데 동의하고 있지만 ‘온화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를 예측하고 있다.
얼마나 깊은 경기침체가 될 것인지 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침체 이후의 회복속도’다. 경기침체에서 회복되기까지 예상보다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처럼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근거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들고 있다.
1) 2022년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이다. 2023년 이러한 공급망 충격은 미국과 중국진영을 중심으로 세계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겠지만 기존의 공급망 체계가 깨지면서 새로운 공급망의 재편이 일어나고 이와 같은 현상은 2023년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지만 '공급망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2) 2023년 인플레이션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각 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 특히 미국은 유럽국가들에 비해 인플레이션의 떨어지는 속도가 더 늦을 수 있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책보다는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3)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속도이다. 급증하는 중국의 부채는 또 다른 변수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 역할을 도맡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면 글로벌 경제의 회복 또한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CSIS는 '위기에 처한 세계, 2022~2023 겨울전쟁'이란 보고서에서 현재와 미래의 위협요소를 전망하면서 “물리적인 전투를 피하는 것이 곧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경제적·정치적으로 지금 이 세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국가적인 충돌 위험성이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겨울전쟁’의 핵심의 자리에는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되지만, 북한의 위협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국가적 충돌 위험과 함께 유럽과 중동지역 등 전 세계 곳곳에서의 국지적인 충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유럽 내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 ‘러시아와 서구’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으며, 이는 군사적 위협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정치적인 전쟁을 부추기고 있어 향후 글로벌 경제질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제에 매우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전쟁’을 유발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유럽은 에너지 공급망을 다각화해 나가려 노력 중이고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이고 이와 함께 인도·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이로써 기존의 에너지 공급망 체제가 완전히 새롭게 짜일 것이고 이는 에너지 공급망 외에도 새로운 국제 질서하에 ‘새로운 동맹’이 체결되는 변화의 시작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긴장과 대립은 현재 진행 중인 또 하나의 ‘겨울 전쟁’이다. 그리고 이 전쟁은 2023년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위대한 중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무역에서부터 시작해 통화·기술 패권 전쟁으로 번지는 이 둘의 전쟁은 향후 ‘세계화의 종말’을 앞당기고 새로운 동맹국들 간의 국제 질서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CSIS는 이와 같은 ‘겨울 전쟁’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며 그 겨울은 2023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 이코노미스트
2023 세계 대전망은 영구적 위기(permacrisis)의 시대다. 이는 아주 오랜 시간 지속되는 불안정과 불안을 뜻한다.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하는 2023년의 글로벌 경기 침체는 이미 피할 길이 없는 필연적인 미래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는 그동안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을 한 순간에 수포로 만들었고 석탄 발전소는 다시 가동 중이다. 지정학적 충격과 에너지 충격, 경제적 충격이 뒤얽힌 유럽의 경제는 이미 침체의 언저리에 있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러한 유럽의 취약성을 더욱 악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2023년 경기 침체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장소로 중국을 언급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지나치게 부동산에 의존하고 있고 그 부동산은 곪아 터질 위험에 처해 있다.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2022년 하반기 부과한 강경한 수출 규제 또한 중국 경제에는 악재다.
미국 경제는 유럽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하고 대규모 에너지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상대적인 경제적 강점은 나머지 나라들에 더 큰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이미 식량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는 빈국들을 포함한 전 세계의 고통이 커질 것이다.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고 암울한 한 해가 될 이유가 많다. 하지만 모든 위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낳는다. 대대적인 변화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져 온 것들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것이고 새로운 질서가 쓰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대표적인 예로 인도를 꼽는다. 2023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될 인도는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외국인들의 관심이 증가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이 시작되면 전후질서는 죽은 게 아니라 대대적인 변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 내용 출처: 한경 비즈니스 2023.1.4.-10 [Special I] ‘최악의 위기’와 ‘세계 질서 대전환’ 그리고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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