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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내기 그리고 신의 존재

by 하늘빛물든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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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를 시청하다가 우연히 2002 월드컵 축구스타 이OO 선수의 교회 간증영상을 보게 되었다. 유명 축구스타의 간증이라 유심히 들어 보았다. 그런데 자신이 신을 믿게 된 간증을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를 예로 들었다.

이야기인즉슨, 우선 신을 믿을 경우와 믿지 않는 경우 두 가지를 상정하고 만약 신을 믿었을 경우 신의 존재가 있다면 신을 믿은 대가는 그야말로 로또나 다름없지만 신의 존재가 없다 해도 그다지 큰 손해는 아니다. 그러나 신을 믿지 않았을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신이 존재한다면 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오리지널 지옥행으로 직행하는 그야말로 쪽박이다. 그래서 신을 믿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뭐 이런 내용이다.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 라고 불리는 이 이야기는 본래 '블레즈 파스칼'이 주장한 기독교 변증론이다.

블레즈 파스칼(프랑스어: Blaise Pascal [blɛz paskal], 1623년 6월 19일~1662년 8월 19일)은 프랑스의 심리학자, 수학자, 과학자, 신학자, 발명가, 작가, 철학자다. 블레즈 파스칼은 흔히 과학자나 수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철학과 신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블레즈 파스칼 주요 저서는 팡세, 시골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있다.

 

 

 

♠ 파스칼의 내기


파스칼의 내기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이루고 있다.

 신이 있을 경우신이 없을 경우
신을 믿을 경우천국 (+∞)(세속적인) 약간 손해
신을 믿지 않을 경우지옥 (-∞)이득 없음 (대신 손해도 없음)
결론(기댓값 관점에선) 신을 믿는 것이 신을 믿지 않는 것보다 이득이다.

 

♠ 파스칼 내기의 한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 절대자는 과연 존재하는가? 파스칼의 내기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말은 아니다. 단지 신이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의 경우의 수를 사용하여 각 상황에 따른 득실을 언급한 것일 뿐 신의 존재를 결코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파스칼이 말한 파스칼의 내기는 신이 존재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가정의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기독교는 야훼 하나님을 유일신으로 믿는 종교이기에 기독교적 사관에서 보면 신의 정체성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일반론적 사관에서 보면 신은 다양할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신을 믿는 종교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일반론적 종교관에 입각해서 '파스칼의 내기'를 적용하면, 자기가 믿는 신이 참신(천국에 보내는 신)이 아니라 잘못 선택된 신이라면 그 대가는 또 어떠할 것인가? 이처럼 '파스칼의 내기'는 신의 속성을 하나로 단정 짓는 모순점도 안고 있다.

이 파스칼의 내기는 파스칼이 살았을 당시의 기독교적 세계관 하에서는 설득력이 있었을 지 모르지만 21세기 다양화된 사회,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파스칼의 내기

 

♠ 신의 존재? 믿음? 어떤것이 더 중요한가?


그런데 간증영상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가 그리 중요한가? 그 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는 우리가 생각하고 우리가 지칭하는 그 절대자, 신의 존재를 진심으로 믿는가의 문제가 아닐는지...

종교란 천국을 가기 위한 것, 즉 내세의 복을 갈구하는 구복(求福)적인 것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선물에 감사하며 신의 뜻에 거르지 않으며 하늘을 우러러 신 앞에 부끄럽지 않게 올바로 살아가기 위한 믿음, 그리고 네 이웃을 사랑하고 더불어 선(善)을 장려하고 악(惡)을 몰아내는 자애와 박애의 정신을 키워 내는데 그 진정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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